[리뷰] '쇼미더고스트' 귀신보다 빈 통장이 더 무서운 동갑내기들의 셀프 퇴마기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7 23: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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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주)인디스토리

 

영혼까지 끌어 모아 마련한 돈으로 드림 하우스에 입성한 20년 절친 예지와 호두. 완벽한 줄 알았던 집에 귀신이 들자, 돈도 갈 곳도 없는 둘은 귀신을 내쫓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귀신보다 무서운 서울 물가 때문에 지쳐버린 두 사람은 값비싼 전문 퇴마사 대신 특별할인 이벤트 중인 꽃도령 퇴마사 기두와 셀프 퇴마에 나서게 된다.

영화 ‘쇼미더고스트’는 집에 귀신이 들린 것을 알게 된 20년 절친 예지와 호두가 귀신보다 무서운 서울 물가에 맞서 귀신 퇴치에 나서는 내집 사수 셀프 퇴마 코미디로 제 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배우상(김현목)과 NH 농협 배급지원상을 수상했다.

 

▲ 사진 : (주)인디스토리


외관은 완벽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스산한 기운을 풍기는 집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코미디와 호러라는 장르 안에서 청춘들의 각박한 현실을 담아냈다. 

 

2021년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든 부동산 불안과 위기, 코로나 19 이후 불어닥친 심리적 무기력감, 우울증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화는 어려운 실정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호두는 유쾌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내집 마련의 꿈을 품은 채 절친 예지에게 빌린 돈을 보증금으로 다 써버리는 등 주거 안정에 집착한다. 

 

예지는 학점 4.24, 토익 903점, HSK 5급, 자격증 6개, 공모전 수상 5번 등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대생이라는 이유로 매번 취업에 실패하며 낙담하는 취준생으로 등장한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은경 감독은 “오랜 기간 동안 영화 작업을 하면서 성취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점점 정말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이뤄내는 작은 성취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인생의 고비를 겪는 청춘들이 함께 힘을 모아, 작지만 의미 있는 성취를 이뤄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며 사실적인 캐릭터들의 탄생 배경에 대해 전했다. 

 

▲ 사진 : (주)인디스토리


극 중에서는 20년 절친으로 등장한 예지와 호두의 시너지가 이목을 사로잡았다. 실제 동갑내기 친구처럼 거침없이 대하면서도 내심 서로를 가족처럼 아끼는 둘의 모습은 친구 관계에서 로맨틱한 관계로 나아가는 뻔한 클리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빛이 났다.

감독은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연기에는 삶의 가치관과 태도가 반영된다’는 생각으로 배우들의 전작뿐만 아니라 인터뷰들까지도 유심히 살폈다. 배우들의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보고, 실제 말투와 분위기가 캐릭터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관찰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배우 한승연과 김현목이 눈에 들어왔다.
 

▲ 사진 : (주)인디스토리

 

굳센 성격과 남다른 추진력을 지니고 있는 만년 취준생 예지의 역을 배우 한승연이 맡았다. 배우 한승연은 드라마 [청춘시대],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 등에 출연했으며 씩씩하고 담대한 에지의 캐릭터에 어울리는 당차고 생동감있는 연기를 안정적으로 선보였다.

익살스럽고 긍정적이지만 예지와 귀신에게는 한없이 약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호두 역에는 다수의 독립영화와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나빌레라] 등에 출연한 배우 김현목이 분했다. 배우 김현목의 넉살 좋고 발랄하면서도 담력이 작은 겁쟁이인 호두를 표현하는 다채로운 표정 연기는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 사진 : (주)인디스토리


물가가 비싸서 퇴마도 셀프로 한다는 우스우면서도 서글픈 설정은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벅차고 고달픈 생활이 이어져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한 것도 셀프로 처리하게 되는 청년들의 모습이 오버랩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 처한 동갑내기들이 죽기 살기로 노력해 문제를 해결하고 깡으로 버티는 광경은 자연스레 응원의 감정을 이끌어낸다. 

단순한 호러 영화로만 보자면 공포를 유도하기에는 다소 허술해 보이는 장치와 연결이 어색한 부실한 스토리 라인이 아쉽지만 참신한 설정을 바탕으로 해 코미디 영화로서의 재미와 유쾌함을 이끌어낸 것은 웃음을 유발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한편 ‘쇼미더고스트’는 오는 9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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