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선의 삶', 섬뜩하고 과감하게 그려낸 '열여덟들'의 방황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4 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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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주)엣나인필름

 

학교도, 선생님도 이상한 것 투성이지만 단짝 친구 소영, 아람과 함께라면 모두 괜찮았던 강이는 늘 어딘가로 가고 싶어했지만 어디로도 가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이는 “나 집 나갈거다. 같이 나갈 사람”이라는 소영의 문자 한 통에 무작정 집을 나선다. 

 

‘최선의 삶’은 더 나아지기 위해서 기꺼이 더 나빠졌던 열여덟 강이, 아람, 소영의 이상했고 무서웠고 좋아했던 그 시절을 그린 영화다. 


‘최선의 삶’은 임솔아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 [최선의 삶]을 각색한 영화로 영화의 원작 [최선의 삶]은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첫 장편 영화로 ‘최선의 삶’을 선보인 이우정 감독은 “인물의 내면으로 깊게 들어가 이야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힘을 느꼈고, 그 힘을 빌려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마라톤을 뛰는 기분으로 마쳤다.”고 [최선의 삶]을 각색하게 된 이유와 소감을 밝힌바 있다.

 

▲ 사진 : (주)엣나인필름


배우 방민아는 이 영화로 제20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국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했다. 

 

영화 ‘벌새’를 연출한 김보라 감독은 방민아에 대해 “최선을 다했지만 서걱거리기만 했던 삶의 어느 시기가 떠오르게 하는 영화. 그 서늘한 상기를 통해 알 수 없는 뜨거운 위로가 찾아왔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성격도 상황도 너무나 다르지만 각자의 결핍을 안고 있던 세 친구가 의기투합하여 가출을 한 이후 마주하는 세상은 가혹하기만 하고, 조금씩 찾아온 관계의 균열은 최선을 다하려는 그들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간다. 

 

‘최선의 삶’은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포착된 불안정하고 쓰라린 열여덟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 사진 : (주)엣나인필름

 

 

섬세한 디테일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감독은 그 시절의 고증과 다르게 영화적으로 메이크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배우들의 숨길 수 없는 맨 얼굴들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메이크업을 내려놓은 결과, 강이의 코끝이 빨개지던 순간이나 아람의 거칠어진 피부, 소영의 부은 눈두덩이 같은 부분들이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기에 더 잘 와닿았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 명의 단짝친구들로 분한 세 배우는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어가며 그들이 겪는 아픔과 혼란을 과감하게 표현해냈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모두 괜찮았던 강이 역에는 드라마 [미녀 공심이](2016), [이벤트를 확인하세요](2021) 등에 출연한 배우 방민아가 분했으며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아람 역에는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 등에 출연한 배우 심달기가, 친구들 모두가 부러워하는 예쁘고 똑똑한 열여덟 소영 역에는 드라마 [트웬티 트웬티](2020), [열여덟의 순간](2019) 등에 출연한 배우 한성민이 분했다. 

 

 

▲ 사진 : (주)엣나인필름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최선의 삶]을 읽자마자 아람은 심달기 배우라고 생각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다 진짜인지 다 가짜인지 알쏭달쏭한 아람을 심달기 배우가 흥미롭게 표현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다음으로 한성민 배우가 캐스팅됐다. 한성민 배우의 얼굴을 보자마자 분위기에 압도되었고, 이정도의 힘을 가진 사람이라면 소영을 충분히 표현해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두 배우의 캐스팅이 정해지고 나서도 한참이나 강이 자리가 비어있었다. 나는 같이 고민하면서 만들어 갈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방민아 배우와 가벼운 미팅 자리가 잡혀 이야기를 하던 중 ‘최선의 삶’에 대한 많은 고민을 쏟아내는 방민아 배우를 보면서 이만큼 고민이 많고, 괴로워하고, 또 그걸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같이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 사진 : (주)엣나인필름

 

강이, 아람, 소영은 각자의 개성이 매우 뚜렷하기 때문에 집을 나온 동일한 상황 속에서도 막연한 현실이나 일그러져가는 우정을 대하는 태도에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런 세 명에게서 관객은 단지 다양한 인간상을 엿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지만 그 때 당시에는 최선이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돌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세 명의 선택과 행동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 이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벌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과 행동이 그들에게는 최선이었음을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최선의 삶’은 최선을 다해 발버둥 쳐봤지만 진창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지난 날을 위로해주는 영화로 관객에게 먹먹함과 동시에 따스한 온기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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