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임 유어 맨', 완벽한 반려자를 통해 얻는 이기적인 행복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1-09-03 18: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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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주)콘텐츠게이트

 

페르가몬 박물관의 고고학자 알마는 연구비 마련을 위해 완벽한 배우자를 대체할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스트하는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그렇게 오직 알마만을 위해 뛰어난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래밍된 맞춤형 로맨스 파트너 톰과 알마는 3주 간의 특별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아임 유어 맨’은 사랑에 무관심한 알마가 그녀의 완벽한 파트너로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 톰과의 3주간의 동거라는 특별한 연구에 참여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영화. 

 

‘아임 유어 맨’은 2021년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최고 연기상 수상과 더불어 황금곰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 사진 : (주)콘텐츠게이트


영화 ‘아임 유어 걸’은 ‘파니 핑크’ 속 파니 핑크 역을 소화한 배우 마리아 슈라더가 각본가 겸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잡았다. 종교로 인해 자유를 박탈당한 여성의 해방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그리고 베를린에서]를 통해 제72회 에미 상을 수상했던 마리아 슈라더는 복귀작 ‘아임 유어 걸’에서도 여성 주인공을 주체로 한 이야기를 꾸려나갔다.

사랑에 무관심한 인간, 알마 역에는 배우 마렌 에거트가 캐스팅되었다. ‘나는 집에 있었지만…’, ‘지라프’ 등에 출연한 마렌 에거트는 휴머노이드 톰과 대비되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세밀하게 구축해내며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감독은 마렌 에거트를 진정성 있고 솔직하게 장면에 몰입하는 배우라고 칭하며 “적응력이 뛰어나고 변화무쌍해서 알마의 인간성을 최대한 끌어낸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 사진 : (주)콘텐츠게이트


한편 알마의 행복을 위해 프로그래밍 된 AI 톰에는 배우 댄 스티븐스가 분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 ‘미녀와 야수’ 등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그는 영국인 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어로 이루어져있는 톰의 복잡한 대사들을 소화해내며 인간답게 행동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지만 언행이 미세하게 부자연스러운 AI 톰을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그간 극장가에 ‘그녀’를 비롯하여 ‘엑스 마키나’, ‘조’등 인간과 AI의 관계를 다룬 작품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등장한 바 있다. 

 

그러나 ‘아임 유어 맨’은 사용자의 행복을 위해 맞춤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세워 차별성을 둔다. 

 

사용자 개인 취향에 맞는 외모, 목소리, 억양 등으로 커스텀 디자인된 것에 더해,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완벽한 파트너에 가까워지는 성장형 휴머노이드란 매력적이면서도 두렵게 느껴진다.
 

▲ 사진 : (주)콘텐츠게이트


사용자의 행복을 위해 설계된 만큼 톰은 수천만명분의 통계와 알마의 취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알마의 일상에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대체물과의 사랑이 과연 외로운 인류에게 옳은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며 AI 시대의 인간성이라는 담론에 대해 깊게 고찰한다.

 

‘아임 유어 맨’은 매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휴머노이드, 톰을 등장시킨다. 

 

머릿 속에 그리고만 있던 그림같은 남자가 첫 만남부터 달콤한 언사를 입에 담고 오직 상대만을 위해 헌신적으로 행동하지만, 그 노력에 대해 생색을 내지도 않으며 싫은 기색 하나 내보이지 않는다. 

 

그런 과정이 담겨있기 때문에 톰은 107분이라는 시간 안에서 쉽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사진 : (주)콘텐츠게이트

이는 모두 그가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욕구와 감정, 인격이 없기 때문이라는 점이 모순이다. 각자의 인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쪽의 행복을 추구하던 사랑이라는 감정은 자아가 없는 휴머노이드가 끼어듦으로 인해 한쪽의 행복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자위가 되며 심히 이기적인 행태로 변모한다. 한없이 달콤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유 모를 껄끄러움을 선사하는 알마와 톰의 이야기는 다양한 고민을 안겨준다.

‘아임 유어 맨’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적합하지만 SF와 철학에 대한 끈도 놓지 않았다. 감독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엔딩과는 별개로 감상한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주제가 모두 어설프지 않았다는 점에도 의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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