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김효문·배소현·송가은, 시즌 첫 메이저 무대 '왕관 없는 승자들'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21-05-03 16: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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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은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한국토지신탁)이 39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메이저 퀸'의 왕관을 지켜내는 멋진 결말로 막을 내렸다. 

 

박현경이 시즌 첫 메이저 무대의 왕관을 쓴 승자이자 주인공이라고 한다면 왕관 없이 메이저 무대의 승자가 된 선수들도 있다. 

 

정규 투어 2년차 김효문(일화맥콜)은 이번 대회가 낳은 신데렐라와도 같은 선수다. 

 

▲ 김효문(사진: KLPGA)

 

김효문은 이번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를 6언더파 66타로 마쳐 3위에 오른 뒤 2라운드에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예선을 마쳤고, 3라운드에서는 전날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지영(등록명: 김지영2, SK네트웍스)와 동타를 이루며 공동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비록 마지막 날 타수를 잃으며 최종 합계 9언더파 281타를 기록, 공동 1위에서 공동 4위로 내려앉은 가운데 대회를 마쳤지만 김효문은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2019년 11월 열린 2020시즌 정규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2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2020시즌 정규 투어에 입성한 김효문은 그러나 루키 시즌 대부분의 대회에서 컷 탈락 또는 하위권 순위를 전전했다. 그의 루키 시즌 최고 성적은 10월 '오텍캐리어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15위. 

 

결국 시즌 상금 순위 75위로 다시 시드 순위전을 치르게 된 김효문은 시드 순위전 본선에서 5위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정규 투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롯데렌터카 오픈'에서 컷 통과에 실패한 김효문은 두 번째 대회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컷을 통과했지만 57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초반 상위권으로 시작하기는 했으나 김효문이 마지막 날까지 그렇게 좋은 활약을 펼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효문은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고,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김효문은 스포츠W와의 통화에서 소감을 묻자 "사실 아직 얼떨떨하다. 잘 모르겠다"면서도 작년 첫 대회도 메이저 대회였는데 2라운드까지 잘 치다가 무너졌다. 올해도 무너질거라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스스로도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프로님(코치)로부터 피드백도 받고 해서 최대한 멘탈적으로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앞으로 남은 대회에 대해 "다음 대회를 사실 기대를 많이 하겠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꾸준히 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에 다음 주도 최선을 다 해서 그렇게 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효문이 정규 투어 두 번째 시즌에 메이저 무대에서 승자가 됐다면 KLPGA 입회 10년차 배소현(디에스 이엘씨)은 실패를 딛고 일어서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커리어 최고의 성적을 올린 승자가 됐다. 

 

▲ 배소현(사진: KLPGA)

 

2011년 KLPGA에 입회한 배소현은 점프 투어와 드림투어에서 한 차례씩 우승을 경험했지만 아직 정규 투어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6년에는 9월 '무안CC·올포유 드림투어 15차전 With LEXUS'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한 끝에 드림 투어 상금왕이 되면서 2017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배소현은 이듬해인 2018년까지 단 한 차례의 톱10 입상도 없이 2019년 다시 드림 투어 무대로 내려가고 말았다. 이때까지 배소현의 정규 투어 최고 성적은 2017년 9월 '팬텀클래식'에서 기록한 17위였다.

 

이후 드림 투어에서 절치부심한 배소현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1시즌 정규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10위에 오르며 올 시즌 3년 만에 정규 투어에 복귀했다. 

 

지난 달 제주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롯데렌터카 오픈' 첫 날 대회 첫 이글을 잡아내며 올 시즌 투어 제 1호 이글의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알린 배소현은 시즌 두 번째 대회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는 대회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15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자신의 새로운 정규 투어 '라이프 베스트'를 작성했다. 

 

그리고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이번 KLPGA 챔피언십에서도 시종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4~7위의 순위를 유지한 끝에 공동 7위(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쳐 자신의 정규 투어 최고 성적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 무대에서 이뤄내면서 '왕관 없는 승자'가 됐다. 

 

배소현은 스포츠W와의 전화 통화에서 "크게 기분이 좋다라기보다는 골프에 좀 재미가 붙는 것 같다"며 "그 동안에는 노력에 비해서 결과가 안 나와서 아쉬웠는데 그래도 노력들이 좀 성과로 나오니까 오히려 훈련을 하는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내가 좀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 좀 보완을 하려고 노력했던 부분들이 실제로 결과에 반영이 돼서 '훈련을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좀 더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쓰면은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의 행보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번 KLPGA 챔피언십에서 투키로서는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송가은(MG새마을금고)도 대회가 낳은 왕관 없는 승자 가운데 한 명이다. 

 

▲ 송가은(사진: KLPGA)

 

직전 대회였던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경남 김해시 소재 가야 CC)에서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정규 투어 톱10에 오른 송가은은 이번 대회에서도 2라운드에 6언더파 66타의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기자들이 모여 있던 미디어 센터를 찾아 기자회견에 임하는 경험까지 했다. 

 

그리고 대회 마지막 날 13번 홀까지 2타를 잃고 고전하던 송가은은 이후 5개 홀에서 2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기어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톱10을 기록하는 집중력과 승부근성을 과시했다.  

 

지난해 '대유위니아-MBN 오픈'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쳤을 당시 잔뜩 긴장해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보지도 못한 가운데 타수를 잃었던 그 때의 송가은이 아니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톱10에 오른 것을 포함해 최근 2개 대회 연속 톱10에 진입한 송가은은 신인상 포인트 255점을 기록, 지난 해 드림투어 3승에 상금왕으로 이번 시즌 정규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재희(우리금융그룹)를 제치고 선두를 질주중이다.

 

송가은은 스포츠W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동안 좀 골프를 직업적으로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좀 골프를 즐겁게 치려고 노력하고 경기가 안 풀려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려고 하다 보니까 긴장하지 않고 좋은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KLPGA 챔피언십 둘째 날 데일리 메스트 스코어를 기록한 뒤 난생 처음으로 미디어룸에서 기자회견을 했던 송가은은 "기자회견장에 들어갔을 때 긴장해서 말도 더듬고 그럴까봐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며 "또다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는 말로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캐릭터 '꼬부기'를 닮아 '꼬부기 과자'의 광고 모델로까지 발탁된 브레이브걸스의 '꼬북좌' 유정과 마찬가지로 꼬부기 캐릭터와 닮은 외모로 인해 KLPGA의 '꼬북좌'로 통하는 송가은은 "마음에 드는데 너무 과분한 별명인 것 같아서..."라며 부끄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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