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옷소매' 정지인 감독 "'갓지인' 별명? 이준호가 먼저 불러, 블루레이 다른엔딩 고려 중"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2 1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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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연출을 맡은 정지인 감독이 종영 소감과 함께 촬영 뒷 이야기를 전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으로 정조 이산- 의빈 성씨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1월 1일 17회가 최고 17.4%를 기록하며 2021 사극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 유종의 미를 거뒀다.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정지인 감독/MBC

 

생을 마친 정조와 의빈 성씨가 저승에서 재회, 못 다한 사랑을 이루며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는 새피엔딩으로 종영한 후에도 많은 시청자들에겐 먹먹함과 여운이 가득하다. 종영 2주차에도 '옷소매' VOD는 물론, 관련 동영상, 화제성까지 여전히 뜨겁다.

 

'옷소매'가 시청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한 중심에는 현장에서 항상 호탕한 웃음 소리로 지친 배우, 스태프를 격려한 정지인 감독이 있다. 사극 특유의 고전미를 살리는 것은 물론 역사적 고증도 놓치지 않으며 '사극 매니아'들까지로 사로잡으며 '갓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종영 후 바쁜 시간을 쪼개 많은 그동안 많은 사랑을 주신 시청자들에 서면 인터뷰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정지인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Q. 올해 사극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첫 사극 연출인데다 성적도 좋아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금요 드라마가 핫해진 상황에 이런 흥행을 예상 하셨나요?

 

A. 방송을 함께 만들어 온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 분들, 그리고 늦은 시간에 끝까지 함께 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원작과 대본의 힘을 믿었고 현장에서 배우와 스텝들의 에너지를 믿었기에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을 기대했는데 이 정도까지의 반향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이 정도의 반응을 얻으니 그동안 고생 많았던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생각나고 그들과 함께 큰 만족감을 나눌 수 있어서 참 뿌듯합니다.

 

같은 시간대의 다른 드라마들을 봤을 때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편하게 마음먹고 하던 일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이준호, 이세영이라는 좋은 배우가 합류하면서부터 자신감이 충만했지만 시청률보다는 끝까지 드라마의 퀄리티를 좋게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습니다. 시청률이 무조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상징적인 숫자를 넘겼고 이를 바탕으로 이 작품에 참여했던 모두가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게 되어 참 기쁩니다.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정지인 감독/MBC


Q.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 연출에 다양한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기억나는 시청소감이 있으실까요?

 

A. 한참 방송 중에는 정신이 없었고, 워낙 결정할 것들이 많아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주로 조연출들이 그런 반응 중 주로 웃긴 것들을 모아 저에게 전달했고 한참 즐거워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신 없는 촬영 중에 힘이 났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저희 음악 중 하나를 리코더로 연주해 올리신 분입니다. 그날 듣자마자 폭소했고 음악감독님께 바로 보내드렸더니 엄청나게 감동하신 게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갓지인'이라는 호칭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날 현장에서 준호 씨가 그렇게 부르길래 왜 저러나 했었습니다. 참 부끄러운데 살면서 언제 그런 호칭을 들어볼까 싶어서 누구 말처럼 당분간은 즐기기로 했습니다. *^^*

 

Q. 원작 소설 '옷소매 붉은 끝동' 드라마 연출을 결심하시고 혹시 각색에 참여하신 부분이 있는지, 연출하시면서 원작과 차별점을 두신 포인트가 궁금합니다.

 

A. 원작을 처음 읽은 건 2018년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당시의 CP와 기획팀 프로듀서와 함께 바로 원작 구입을 추진했습니다. 드라마로 각색할 경우에 소설의 마지막이 너무 비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무조건 원작처럼 드라마를 끝내겠다고 했습니다. 원작의 마지막 느낌을 살리는 것이 드라마 제작의 목표였습니다. 정해리 작가님은 실존인물이 나오는 만큼 영정조 시대의 서사를 살리고 싶어했고, 이에 따른 전개와 극적인 장치를 고안했습니다. 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과 정서적인 방향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면서 작가님께 자유롭게 의견을 드렸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직접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이 보이는 만큼, 산과 덕임의 캐릭터 구축을 어떻게 해야 원작의 정서와 함께 실제와 같은 생생한 느낌을 그리느냐가 주요 고민이었습니다. 덕임의 경우, 가늘고 길게 살고자 하는 원작의 모습에서 선택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는 성격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성별과 계급에 따른 시대적 한계가 명확하지만 그 한계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선택하는 사람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산의 경우, 원작에서는 세손과 왕으로 덕임의 입장에서 묘사되었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많았습니다. 대상화만 될 경우에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적합하지 않았기에 원작에서 묘사하는 성격을 최대한 가져오되 수많은 기록들을 보면서 ‘이산’이라는 사람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캐스팅이 완료된 후에는 두 배우들에 맞게 대본 수정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을 만났을 때의 일차적인 인상과 작품이나 인터뷰에서 보여준 느낌들을 좀 더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원작의 정서를 가장 비슷하면서 동시에 차별화된 장면 중 하나는 어린 덕임과 영조의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덕임의 인생에 있어 후궁의 죽음을 대하는 왕의 태도를 보게 하고 왕과의 진솔한 대화는 앞으로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습니다. 원작과 다르게 산과 덕임은 어린 시절 영빈의 빈소를 가다 처음 만나게 됩니다. 산은 할머니의 빈소에서 만난 생각시가 자신의 삶에 어떤 사람으로 남을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기억을 애써 잊으려고 합니다. 영빈의 빈소를 찾아가던 사건은 덕임과 산 둘 모두에게 인생의 큰 순간으로 작용하며 드라마가 출발합니다.

 

Q. 연이은 연속방송을 택하셨습니다.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선택이었죠. 촬영이 21일에 끝나긴 했지만 제작진은 그만큼 편집 속도도 빨라야해서 작업 양이나 속도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일단 15회까지 연속 방송에서 최고 시청률을 찍었을 때는 어떤 기분이셨는지 궁금합니다.

 

A. 다른 프로그램이 결방을 하면서 연방을 할 경우에 편성시간이 길게 보장되면서 연속방송을 결정했습니다. 결과에는 어느 정도 만족합니다. 이번 연방에서 내부 작업 스태프 모두가 똘똘 뭉쳐 늘어난 작업량에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해서 작업을 한 덕분에 방송 퀄리티도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2주 연속 늦은 시간까지 집중해서 봐 주신 시청자 분들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다만 본래의 대본 엔딩과 다른 곳에서 맺음을 한 부분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블루레이를 발매할 기회가 생겼는데 본래의 엔딩을 찾아 다시 편집하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Q. 원작은 정조의 삶 마지막까지 그립니다. 16회 예고가 방송된 후 역사가 스포이고 상복을 입은 정조와 의빈의 모습이 공개되며 시청자들이 많이 울었는데요. 마지막을 어떻게 그리고 싶으셨나요? 또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이 드라마를 연출하는 목표는 원작의 마지막을 살리는 데 있었습니다. 원작의 엔딩을 읽자마자 다음 날 회사에서 이 작품으로 드라마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꿈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이 마지막 장면을 위해 드라마가 달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정해리 작가님께도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이 장면을 위해 달려온 만큼,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한 데에는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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