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슬럼프와 고군분투' 황율린 "골프가 잘 안 되는 것 뿐인데...삶이 힘들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4 10:07:27
  • -
  • +
  • 인쇄

 

▲ 황율린(사진: 스포츠W)

 

황율린(도휘에드가)의 직업은 프로 골퍼다. 

 

누군가에게는 유희이고, 누군가에게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인 골프가 황율린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인 셈이다. 결국 골프는 현재 그의 삶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황율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8년차가 되는 해다. 

 

올 시즌 상반기 황율린의 상금 수입은 정확히 45만8,500원이다. 그는 올해 출전한 정규 투어 10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컷을 통과하지 못해 상금을 획득하지 못했다. 2부 투어인 드림 투어 대회에서 세 차례 출전해 벌어들인 45만8,500원이 올해 상반기 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의 전부다. 

 

투어에서 고참으로 접어드는 시기. 하루 이틀 골프가 좀 안 되도 '일희일비'하지 않을 만도 하지만 황율린에게 요즘 골프는 불안과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슬럼프 때문이다. 

 

잠시 필드를 떠나거나 골프 클럽을 내려놓고 휴식기를 가질 법도 하지만 황율린은 슬럼프에 정면으로 맞서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 10일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 2라운드 경기를 마친 황율린을 만나 믹스트존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날 황율린은 1언더파 71타로 경기를 마쳤다. 그가 한 라운드를 언더파로 마친 것은 지난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에서 1언더퍼 71타를 친 이후 2개월 만이다. 

 

황율린은 그러나 전날 8오버파 80타를 친 탓에 중간 합계 7오버파 151타를 기록, 컷 통과에 실패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언더파를 쳤다는 사실 때문인지 표정은 밝았다. 

 

'요즘 여러가지로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골프가 마음대로 잘 안 되네요"라고 말문을 열였다. 

 

이어 그는 "계속 티샷이 안 되는 이유를 계속 찾았다. 그래서 스윙도 바꿔보고 멘탈 코치랑도 얘기해 보고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그래도 오늘은 중간에 실마리를 하나라도 찾아가지고 오랜만에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고 돌아봤다. 

 

인터뷰 전 황율린이 현재 드라이버 입스(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각종 불안 증세)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소속팀 관계자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황율린은 이에 대해 "입스라는 게 누가 명확하게 정의를 내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제가 입스라고 생각하면 입스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데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굉장히 안 되는 입스 같은 상황이고 작년 하반기부터 좀 드라이브가 안 맞기 시작했는데 올해 들어서 좀 더 심해진 것 같고 이게 저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황율린은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조건부 은퇴'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KLPGA 투어 상금 순위 67위였던 황율린은 "시드전은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이 갔는데, 일단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좋은 성적이 나서 상금순위가 위로 올라가면 내년 시즌도 열심히 하겠지만, 만약 60위 이내에 들지 못해 시드전을 가야 한다면, 시드전을 안 갈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율린은 그 다음 달에 열린 2021시즌 정규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39위에 오르며 조건부 시드를 획득했고, 올 시즌 상당수의 정규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고 있다. 

 

황율린은 "그 때도 잘 안 맞고 있었다. 지금만큼 심하진 않았는데 그때도...제가 원래 티샷을 무척 똑바로 치는 선수인데 제가 믿었던 게 좀 흔들리니까 멘탈이 왔다 갔다 했다."고 '조건부 은퇴' 발언 당시도 슬럼프의 조짐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이어 "요새는 진짜 그냥 정말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한다. 그냥 골프가 잘 안 되는 것 뿐인데 직업이 골프라서 그런지 약간 삶이 힘들다고 할까...그래서 요새는 좀 힘듦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 황율린(사진: 스포츠W)

 

하지만 그는 현재 이 상황을 돌아가거나 빗겨 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 끝을 보고 싶어하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2개월 만에 스코어 카드에 적어낸 언더파 스코어에서 새로운 힘을 얻은 듯했다. 

 

"사실 지금은 코스에 나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들고 나와서 막 불안과 싸워서 이기는 게 굉장히 힘든데 그냥 그 불안감을 좀 낮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되게 행복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좀 조금이나마 편안한 경기를 해서 이 실마리 가지고 다음 주도 가면 조금은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황율린은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양주시 소재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489야드)에서 개최되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1(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4천4백만 원)’ 대회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핫이슈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