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땅에 축구로 펼친 나눔의 씨앗 "온전한 사랑이란걸 배운 것 같습니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5 08: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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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KIDC 동티모르 축구 NGO 봉사단 김주원 코치 인터뷰

한때 대한민국의 대표하던 전도 유망했던 한 축구 선수가 부상으로 어린 나이에 꿈을 접고 지도자로 전향해서 훗날 프로축구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스토리는 국내외 축구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스토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슷한 과정을 거친 사람들 중에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주원 코치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협력을 통해 사단법인 한국국제개발협력센터(KIDC)가 운영한 동티모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축구 NGO 봉사단의 일원이 된 김주원 코치의 경우가 그런 경우다. 

 

김주원 코치는 약관 20세의 나이에 프로축구 K리그 대전시티즌에 스카웃될 정도로 전도 유망한 축구선수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2년 만에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접어야 했고, 2018년부터 유소년 축구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대학에 진학해 대학에서도 축구에 관심이 많은 학우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일을 해오고 있다가 KOICA-KIDC의 NGO 봉사단에 지원, 동티모르 유소년 선수들에게 자신을 던졌다. 

 

김주원 코치가 국내에서, 어찌 보면 평범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일상을 뒤로하고 낯선 동티모르로 떠나기로 마음 먹은 데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그로 인해 마음 한켠에 자리잡게 된 다짐 때문이었다. 

 

"(부모님이)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실패 하신 사업으로 인해 저는 나누며 베푸는 입장이 아닌 도움을 받는 입장이였습니다. 초,중,고 그리고 군대를 가기 전까지도 국가와 교회 등 많은 곳에 감사하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제가 성인이 된다면, 기회가 된다면 꼭 제가 받은 만큼.. 아니 배로 봉사하겠다고 다짐해왔었습니다."

 

김 코치가 NGO 봉사단 지원서에 밝힌 지원 동기다. 

 

불운한 부상으로 평생의 꿈은 너무도 이른 시기에 접어야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상황이 김 코치에게 어린 시절 마음에 품었던 다짐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결국 김주원 코치는 지난해 9월 KOICA-KIDC 체육교육(축구) 분야 NGO 봉사단으로 발탁, 동티모르 축구협회에 소속된 유소년 대표팀(12~15세 미만)의 코치로 활동을 시작했다.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는 김주원 코치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현지 활동이 어려워졌고, 김 코치는 올해 3월 현지 활동을 접고 귀국, 국내에서 원격으로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당초 계획보다 절반이나 줄어든 현지활동 기간이었지만 김 코치에게나 동티모르 청소년들 모두에게 축구를 통해 희망의 씨앗을 가슴에 펼치는 시간이 됐다. 

 

김주원 코치는 최근 스포츠W와 인터뷰에서 "아이들과 이제 좀 말도 통하고 유대감이 형성 될 쯤 돌아오게 됐습니다. 더 많은 것 들을 가르치고 싶었고 제 재능을 기부하러 갔던 건데 온전히 그 아이들에게 주고 오지 못한 거 같아서 아쉽습니다."라고 아쉬움의 소회를 전했다. 

 

이번 NGO 봉사활동을 통해 김주원 코치는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에게 프로 시절 경험한 축구 프로그램들과 전술들을더 소개하고 우승이라는 성취감과 기쁨을 알게 해주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그가 가장 보람을 느낀 대목은 축구에서 살짝 다른 지점에 있었다. 

 

"저로 인해 개선되고 나아지는 그 아이들의 건강과 환경같습니다. 아플 때 응급처치 등 케어 해줄 수 있는 제가 있고, 손씻기등 기본적인 위생을 신경써주고 도와줄 수 있는 제가 동티모르에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제가 신경 써주는 것 만으로도 그 아이들의 배가 아픈 횟수가 줄고, 상처가 곪지 않게 되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선수들이 김 코치가 가르쳐 주는 축구 기술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모습을 볼 때면 그 덕분에 하루하루 보람을 느꼈고, 선수들의 변화 자체가 자신에게는 동기부여로 다가왔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코치는 현지 청소년들과 원격으로 연습을 진행했다. 직접 몸으로 대화하며 가르치는 것에 비해 제대로 설명을 해 주는 데 장애를 겪는 등 힘은 배가 들었지만 보람은 여전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현지 청소년들과 정이 들대로 들어버린 김주원 코치에게 예정된 시간 봉사기간이 반토막 난것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짧아졌던 아이들과의 교육시간이였던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이 코치님 언제오냐며 기다리고 있다고 메신져가 오고는 하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갑작스럽게 들어오며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거 같아 너무 아쉽습니다."

 

▲동티모르 유소년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김주원 코치

 

동티모르에서 보낸, 그리고 돌아와서도 이어지고 있는 동티모르 청소년 선수들과의 인연이 ‘ 축구인 김주원’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에 대해 물었다. 


"온전한 사랑이란걸 배운거 같습니다. 어떤 외부적인, 부가적인 것도 없는 상황에서 제 욕심과 사랑과 관심과 열정으로만 가르쳐 본, 얻어내는 것들이 더 많았던 시간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개인 레슨과 6명 미만의 소규모 레슨만 진행했었는데 30명 이상 팀을 가르쳐보며 소규모 일때와 단체일 때 모두 자신감이 생기게 된 그런 스킬도 배워온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얻어온게 많네요(웃음)"

 

김주원 코치는 이번 봉사활동에서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외국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해 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김주원 코치

"분명 이번 활동으로 제 부족한 점이 어떤 것인지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더 좋을지 많이 느꼈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기회가 닿는다면 더 풍요롭게 더 풍족하게 수업을 꾸며 온전히 제 재능을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축구를 통해 동티모르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펼치고 돌아온 김주원 코치가 또 다른 희망의 씨앗을 펼쳐 뿌릴 땅은 어느 곳이 될지 자못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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