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의족 골퍼' 한정원, 포기란 없었던 투혼의 42오버파 "골프는 인생이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9 09: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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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 채리티 오픈 추천 선수 출전...16오버파 이상 자동 컷오프 규정에 대회 마감
▲ 한정원(사진: KLPGA)

 

'의족 골퍼' 한정원이 자신의 생애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 무대를 투혼과 눈물로 장식했다. 

 

한정원은 28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42오버파 114타를 쳤다. 이날 18홀을 경기중 12번홀에서 유일하게 파를 기록했고 나머지 홀에선 모두 보기 이상을 쳤다. 

 

그가 이번 E1 채리티 오픈에 아마추어 추천 선수 자격으로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프로들이 펼치는 승부의 세계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냉정했다. 

 

하지만 42오버파를 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8홀 경기를 모두 끝낸 그의 의지와 투혼은 그가 다리가 절단 당하는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떠올리게 했고, 그런 의미에서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8년전인 2013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그는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피나는 재활 훈련을 소화했고, 테니스, 조정, 배드민턴 등 할 수 있는 모든 스포츠에 도전한 끝에 사고 1년 7개월 후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겪한 운동으로 부상을 당한 부위가 짓무르고 새로운 질환이 생겨나기도 하자 대안이자 지속가능한 스포츠로 골프를 선택했고, 2018년 세계장애인 골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물론, 같은 해 정상인들과 경쟁한 국내 아마추어 장타대회에서 드라이버로 243m를 날려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결국 프로들 가운데서도 선택 받은 선수들 만이 설 수 있는 정규 투어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날 18홀 경기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이번 대회는 2라운드 경기 후 컷오프가 결정되지만, ‘매 라운드 18홀 기준 파 수에서 16오버파 이상을 기록하면 자동 컷오프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1라운드에서 42오퍼파를 기록한 한정원은 2라운드에는 출전할 수 없다.

 

▲ 한정원(사진: 스포츠W)

 

한정원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연습라운드 때부터 계속 걸어서 경기하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고, 산악 코스다 보니 티샷부터 좋은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힘들었던 하루였다."는 말로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 가장 길게 느껴졌을 18홀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 참가가 결정됐을 때의 기분에 대해 "솔직한 심정은 어깨에 무거운 짐을 100톤정도 짊어진 듯한 기분이었다."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면서 마음이 많이 평온해졌다. 늘 골프를 치면서 행복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도 행복해지겠다는 생각으로 참가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계속 대회에 도전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물론하다.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며 "이제 첫 술을 뜬 것이다. 다시 초대를 해주시면 오늘 경험을 살려서 도전해보겠다."고 프로 무대에 재도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한정원은 "준회원 선발전 통과라는 목표를 3년으로 잡았다. 1년을 달려왔고 남은 2년동안 잘 해서, 준회원이 되고 챔피언스투어 선수들과 같이 라운드를 하고 싶다. "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정원은 마지막으로 "골프는 ‘인생’인 것 같다. 한번 잘되고 다음홀에 무너지기도 하고 또 그 다음홀에 회복될 때도 있다. 장애인분들이나 다른 힘든 분들이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끝나고 나면 더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지금 힘들다해서 내일이 힘든건 아니다. 나 역시 오늘 힘들었지만 내일은 또 행복할 것이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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