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크로드' 실화의 힘 반감시킨 캐릭터...미운 놈에게 떡을 너무 많이 줬나

임가을 기자 / 기사작성 : 2021-06-10 00: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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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퍼스트런

 

2010년의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 젊은 남자의 이름은 로스 울브리히트로 국가가 자의적인 법률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사상을 가진 사람이다.

똑똑한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쉽게 모든 것에 질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반복되는 퇴사로 이미 아버지의 눈엣가시가 되어버린 로스는 어느 날 친구들과 온라인 시장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다 문득 온라인 마약 쇼핑몰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비트코인과 다크웹을 이용하면 위법에 대한 제재를 피하며 무엇이든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로스는 바로 실행하기 위해 독학을 시작했고 몇 개월 후 개설된 로스의 불법 온라인 쇼핑몰, ‘실크 로드’는 입소문과 블로그 글을 통해 큰 성공을 이끌어낸다.

한편, 볼티모어에서 택시에 탄 채 집으로 향하고 있는 노년의 남자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마약에 취해 교통사고를 낸 것도 모자라 잠입 수사를 틀어지게 만든 마약 단속국 소속 경찰 릭 보든이다.

릭은 중독 치료를 마치고 가족 곁으로 돌아왔지만 상관의 배려로 가까스로 파면을 면하고 사이버 범죄팀으로 좌천되었고 그가 소속된 사이버 범죄팀은 26살의 어린 팀장이 이끄는 조직으로 직접 발로 뛰어 범죄자를 잡아넣는 릭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을 다루는 부분부터 시작해야했던 릭은 스스로 인터넷에 대해 공부하다 과거 정보원이던 레이포드에게서 우연히 ‘실크 로드’라는 온라인 마약 상점에 대해 알게 되고 실크 로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고 직접 ‘실크 로드’에 가입해 온라인 잠입 수사를 감행한다.

‘롭’이라는 닉네임으로 ‘실크 로드’에 가입한 릭은 ‘실크 로드’의 운영자와 포럼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러던 와중 FBI의 협력 요청으로 인해 팀장의 명령에 따라 FBI 실크 로드 전담반에 참여하게 된다.

 

▲ 사진: 퍼스트런

 

<실크 로드>는 국가의 통제는 억압이라 생각하는 천재 로스가 비트코인을 통한 마약 거래 사이트를 만들어 범죄를 저지르고 그런 로스를 쫓는 릭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미국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영화의 연출은 <로렐>, <더티 위켄드>등을 연출한 틸러 러셀 감독이 맡았으며 <쥬라기 월드>, <제5침공>, <러브, 사이먼>등에 출연한 닉 로빈슨이 주인공 로스 울브리히트를,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에 출연한 제이슨 클락이 릭 보든을 맡았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범죄자의 이름, 범죄자가 개설한 웹사이트의 이름, 사건이 일어난 배경 등을 그대로 가져왔다.

때문에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겠지만 그런 요소는 영화를 감상하는 데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영화는 로스가 ‘실크 로드’를 운영하게 되며 겪게 되는 일들과 릭이 사이버 범죄팀에 들어가게 되며 신세대의 수사 방식에 적응하며 로스를 잡기 위한 과정, 두 가지의 큰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로스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 전개는 현재 2021년에도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과 다크웹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쉽게 관객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신선한 소재를 따라서 극의 흐름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 사진: 퍼스트런


하지만 극의 초중반부가 쌓아온 것에 비해 극 후반부는 다소 허무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마치 극강의 난이도를 자랑한다고 악명이 자자하던 게임의 최종 보스를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쓰러뜨린 것처럼 영화의 근본적인 문제를 너무도 허무하게 풀어버린다.

또한 주인공으로 취급되는 로스의 위치도 불분명하다.

보통 영화에서는 범죄자라면 서술의 위치에 서있는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의 위치를 주거나 아예 관객이 보기에 납득이 되는 서사를 쥐어 줘 주인공으로 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로스는 이 둘 중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는다.

악역의 위치라기에는 임팩트가 부족하고 주인공으로서 매력을 느끼게 할 정도로 납득이 가능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극이 진행 될 수록 로스는 나쁘게 말하자면 머릿속이 꽃밭인 철부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로스보다 입체적이며 매력을 느끼도록 만드는 캐릭터는 릭이다.  

 

▲ 사진: 퍼스트런


욱하는 성격으로 일을 그르치는 문제아와 같은 첫인상을 주지만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가정적인 면부터 나름대로 자신이 처해진 상황에 적응해보려 노력하는 모습은 좋지 않은 첫인상을 갈아버리는 데 효과적이었다.

영화가 부가적으로 비추고 있는 신구 新舊 의 갈등 또한 로스와 릭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를 더했는데 이미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가 많다보니 부산스럽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만약 영화가 로스가 아닌 릭에게 비중을 더 실어주고 릭이 겪는 신구의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화 <실크 로드>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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