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단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레이싱 뿐."

최지현 기자 / 기사작성 : 2018-07-30 14: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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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여성 카트레이서 김요단 인터뷰 - ②
Rotax max championship 2전 우승한 김요단(가운데)

지금까지 약 20번의 경기에 출전한 김요단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 묻자 단연 포디움에 올랐던 KIC-CUP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5월 영암에서 열렸던 KIC-CUP ROTAX MAX CHALLENGE 2전과 3전에서 우승한 김요단은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카트장에 가면 정말 여자가 저밖에 없어요. 그래서 무슨 행동을 해도 시선집중이 돼요.”라며 “여자인 저를 다들 눈여겨보시는데 1등까지 하면 많은 관심을 받아요. 그 시선에 자극받아서 더 1등하고 싶어요.”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여자라서 힘든 점도 있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체력은 남자들을 따라갈 수가 없다. 가장 힘들었던 때를 묻자 그는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KKC) 2전 때 큰 사고가 났던 아찔한 경험을 떠올렸다.


김요단은 “제가 다른 사람 카트에 올라타기도 하고, 뒤에서 다른 사람이 제 카트에 올라타기도 했어요. 1등할 자신 있던 경기였는데 사고로 2등을 했을 때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라고요. 화가 나면서도 크게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었죠.”라고 당시 기분을 전했다.


그는 “이번 KKC 2전 사고 당시 뒤쪽 샤시(카트 본체)가 끊어져 허리힘으로 버티며 20분을 탔다”고 전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 하지만 속도전이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크고 작은 사고는 생길 수밖에 없다. 사고가 난 KKC 2전은 CJ슈퍼레이스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많은 대회 관계자들이 참관해 선수들을 눈여겨본다. 김요단은 2주간 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었던 경기였지만 사고로 인해 2등을 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요단은 “허리가 너무 아파서 도중에 리타이어(Retire)하고 싶었지만 처음 레이싱 시작할 때 선수로서 리타이어는 하지 말자고 결심했었어요. 경기하려고 나온 선수가 리타이어를 한다는 건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 악물고 탔어요.”라며 자기만의 원칙을 전했다.


김요단(왼쪽)(사진: 김요단 선수 제공)

김요단은 이제 카트에서 KOGE로 주 무대를 옮길 예정이다. 보통 카트 다음 포뮬러를 타지만 한국에서 포뮬러를 타긴 쉽지 않다. ‘작지만 강한’ KOGE는 김요단이 소속되어있는 ‘정인레이싱’에서 만든 박스카로 한국 선수들에 맞게 개조되어 있다. KOGE는 직선에서 최대 180km/h까지 나가는 약 500kg의 가벼운 차로 선수들이 기초를 쌓아 더 높은 클래스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요단은 “박스카를 타기 전 카트 경험 유무는 기록에서 큰 차이가 나요. 카트가 카레이싱의 기초인 셈이죠. 박스카를 타기 전 카트를 경험하면 차에 대한 느낌과 감각을 살릴 수 있어요.”라며 “카트로 기초를 다졌으니 박스카를 탈 때 훨씬 쉽게 적응할 수 있겠죠.”라며 웃어보였다.


김요단(사진: 김요단 선수 제공)

고등학생인 김요단의 머릿속에는 온통 레이싱뿐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을 나이인 17살의 김요단에게 보물 2호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딱히 없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레이싱뿐이에요.”였다.


최근 첫 해외여행으로 일본을 다녀온 그는 “레이싱 말고 좋은 것에 대해 가족들과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간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여행을 가서도 관광지나 맛집보다는 그 나라의 서킷과 선수들이 궁금해요.”라고 전했다.


김요단은 “카트스쿨이 매년 기수를 뽑는 게 아니라 2-3년에 한 번씩 뽑기 때문에 시기가 맞지 않았으면 저는 최연소, 최초 여성 카트레이서가 될 수 없었을 수도 있었죠.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라며 레이싱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김요단은 이렇게 레이싱에 푹 빠져있는 영락없는 선수이다가도 인터뷰 중간중간 맏딸로 돌아왔다.


그는 “부모님의 수입 중 80%를 저에게 투자하세요. 공부도, 레이싱도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죠.”라고 말했다. 김요단은 “차도 자비로 사야하고, 경기장에 차를 보관하려면 보관료도 내야하고, 파주나 인제로 경기를 갈 땐 트레일러를 빌리는 것도 돈”이라며 레이싱에 대한 나라의 지원이 전혀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김요단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돈이라 부모님께 죄송해요. 학교 성적으로도, 레이싱 성적으로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요즘 성적이 점점 내려가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데 맘 같지 않아요.”라며 맏딸의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제가 여성카트레이서로서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저로 인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카트의 활성화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김요단은 “선수로서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카트도 활성화되고, 관심과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레이싱 중인 김요단 선수(오른쪽) (사진: 김요단 선수 제공)

국내 유일의 여성 카트레이서에서 최연소, 최초 여성 KOGE 선수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는 그는 각오도 남달랐다.


김요단은 “앞으로 탈 모든 경기에 제 이름이 항상 맨 위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카트뿐만 아니라 KOGE, 박스카, 포뮬러 모두 ‘김요단은 어디에 가서도 인정받고 실력있는 선수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 시니어 클래스로 올라가는데 시니어 클래스에서 1등하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타는 거예요. ‘여성선수인데 잘 탔다.’를 넘어서 ‘카트 선수로서 실력이 있다.’는 말이 듣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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