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허스토리’ 김희애, “여자를 뗀, 진정한 배우가 된 느낌”

마수연 / 기사작성 : 2018-06-15 15: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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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YG엔터테인먼트

흔히들 김희애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 따라붙는 수식어는 ‘우아함’ 혹은 ‘기품’일 것이다. 실제로 김희애는 많은 작품에서 특유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역할을 선보였다. 그런 김희애가 이번에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걸걸한 부산 사투리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스크린에 나섰다.


영화 ‘허스토리’ 속 김희애는 숏컷 스타일링에 안경을 쓰고, 법정 원고석에 앉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말을 통역하며 대신 언성을 높이고, 화내고, 울고 웃는다. 이전의 필모그래피와 확연히 대조되는, 그래서 중요한 기점이 된 ‘문정숙’으로 분한 김희애를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 당일인 14일은 VIP 및 오피니언 시사회가 예정된 날이었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 시사회를 앞둔 소감을 묻자 김희애는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연예계 생활을 오래 해서 웬만한 일에 끄떡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희애에게 ‘허스토리’는 중요한 기점이자 의미가 남다른 영화였다. 김희애는 2015년 영화 ‘쎄씨봉’ 이후 3년간 스크린 공백기가 있었다. 그는 올해 ‘사라진 밤’에 이어 ‘허스토리’로 영화 관객들 앞에 두 번째 나서는 중이다.


배역이 없어서 우스갯소리로 “남자 배우 역할이라도 하고 싶더라”고 말했다는 김희애에게 ‘문정숙’은 굉장히 감사한 캐릭터였다. 그는 “남자 배우들은 선택할 폭이 넓다. 내가 남성적으로 하면 안 될까? 농담도 했다”며 “남자 배우 역할이 워낙 많으니까, 그 중 남는 역할을 머리 자르고라도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배우들은 언제 어떤 역이 올 지 모르니까 머리를 기른다. 나 역시 그런 와중에 ‘문정숙’ 제의가 들어왔다”며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니까 뷰티에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자유롭게 한 인간의 모습만 보여주면 되어서 드디어 여자를 떼놓고 ‘배우’가 된 기분이었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허스토리’는 최근 충무로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위안부를 다룬 영화의 계보를 잇는다. 지난해 ‘귀향’과 ‘아이캔스피크’의 흥행에 이어 그 의미를 이어가는 같은 선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김희애는 “기사를 보고 나서야 앞선 영화들과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눈에 들어왔다”며 “나는 한 사람의 당당함과 승리, 통쾌함이 마음에 와닿았다”며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를 시작할 당시 김희애는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다”며 “여배우로서 뭔가 해낼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의미에서 소중했고 감사히 배역을 받았다”고 한다.


시나리오가 주는 울림이 김희애를 ‘문정숙’으로 변신하게 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위안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말하고, 할머니들의 당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와닿았다”고 답했다.


김희애 역시 영화를 시작하면서 실화를 다룬 관부재판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나만 모르는 것 같아서, 관부재판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며 “부끄럽지만 뒷북 같았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진심을 다해서 연기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마음을 다잡았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문정숙’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강한 부산 사투리와 일본어까지 소화해야 했다. 힘든 과정이었음에도 김희애를 버티게 한 것은 실제 이야기 속 할머니들이었다.


김희애는 “언어적인 부분이 굉장히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겪었는데, 언어?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 채찍질 했다”며 “할머니들이 용기를 주셔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인터뷰 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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