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WNBA 도전' 박지수, "방탄소년단으로 위로 받고 있어요"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18-05-30 12: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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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지수 인스타그램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고 있는 한국 여자농구의 희망 박지수(센터, 198cm)와 30일 오전(한국시간)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박지수는 지난 21일 코네티컷 선과의 정규리그 첫 경기이자 WNBA 데뷔전에서 15분 6초 출장에 6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3일 워싱턴 미스틱과의 경기에서는 9분 29초를 뛰며 1점, 1리바운드에 어시스트와 스틸을 한 개씩 기록, 두 경기 평균 3.5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28일 시애틀 스톰과의 홈 개막전에서는 4분 29초를 뛰어 어시스트 1개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이후 팀이 치른 3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경기가 이어질수록 출전시간과 기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국내에서는 박지수의 경기 내용이 연일 보도되고 일각에서는 박지수의 부족한 면을 지적하기도 하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도전한 WNBA 무대지만 아직은 어린 나이인데다 국내에서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박지수 역시 현재의 상황이 쉽지 만은 않을 터.


감기가 들어 코가 막힌 듯한 박지수의 첫 목소리에는 약간의 피곤함이 묻어났다.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에요. 그런데 감기에 걸렸어요. 여기 와서 운동이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었는데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그래도 여전히 어렵죠.”


어린 나이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로서 국제대회에서는 국가대표팀에서,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무대서는 소속팀인 청주 KB스타즈 팀을 승리로 이끄는 주역으로서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했지만 WNBA에서는 코트에 있는 시간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사진: 라스베이거스 소셜미디어 캡쳐

이 같은 낯선 환경에서 그래도 박지수가 팀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역시 팀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이 워낙 처음 왔을 때부터 잘 챙겨주고 해서 편해요. 코칭 스태프들도 정말 저를 많이 생각해 주고 있어요”


박지수가 뛰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에는 지난 2002년 KB스타즈 소속으로 뛰었던 WNBA 센터 출신 켈리 슈마허가 코치로 있다. 박지수는 슈마허 코치는 물론 빌 레임비어 감독도 많은 격려와 조언을 해 준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더 잘해야 한다고 말도 많이 하는 것 같고, 저 스스로도 출전시간도 많이 없고 기록도 안 좋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합이 끝나면 좀 우울해요. 그때 코치님은 제가 우울해 있으면 ‘넌 아직 열 아홉 살 밖에 안됐다. 너무 우울해 하지 말아라. 우리는 네가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세요. 감독님도 ‘네 현재를 보고 뽑은 게 아니라 미래를 보고 뽑았다’고 말씀해 주세요.”


하지만 감사한 것은 감사한 것이고 선수로서 개인적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은 어쩔 수 없다.


“감사하지만 불안하고 속상하죠. 운동(훈련)할 땐 그냥 운동 하는 것이니까 속상한 것은 없는데 시합을 하고 나면 속상해요 아직은…”


코칭 스태프는 박지수를 코트에 투입시킬 때 어떤 주문을 가장 많이 할까?


“제가 패스를 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보니 제 것을 할 수 있을 것을 하지 않고 동료들에게 패스를 주고 해요. 코칭 스태프는 제가 슛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그래서 저한테는 ‘들어가면 슛도 쏘고 부딪히고 하라’고 그런 말을 많이 해주세요 ‘패스하지 말고 네 것을 먼저 하라’고...”


꿈에 그리던 미국이었고, 떠나올 때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지만 실제로 부딪혀 본 WNBA 무대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어려울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한국에서 외국인 선수들과 매치업이 됐을 때도 크게 밀리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도 어렵지만 잘 헤쳐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미국에서 특히 박지수를 놀라게 만든 다른 한 가지는 WKBL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보다 WNBA에서 훨씬 잘 하고 있다는 점.


“여기 와서 보니까 한국에서 뛰던 선수들이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잘하더라고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까 여기가 그들에게는 홈이고, 예전에 함께 농구했던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인데다 그 선수들이 모두 모두 피지컬도 좋고 운동 능력도 좋고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잖아요. 이런 점도 그들을 상대하는 제겐 힘든 점인 것 같아요. 극복해야 되겠죠”


스스로 부족함을 절감하면서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분명 배우는 것은 있다.


“여기는 저와 키가 비슷하거나 더 큰 선수들이 저보다 빠르고 힘도 좋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배우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저 키에 저 정도면 빠른 스피드'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기서는 전혀 그게 아니기 때문에…‘그 동안 한국에서 들었던 것만으로는 안됐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박지수가 소속된 라스베이거스는 WNBA 구단들 가운데서도 젊은 팀에 속한다. 작년 W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케이시 플럼과 올해 1순위 지명자 에이셔 윌슨이 모두 라스베이거스 소속이다.


젊은 만큼 큰 잠재력을 머금고 있는 팀인 탓일까. 시즌 개막 이후 3연패를 당하고 있지만 팀 분위기가 크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 박지수의 전언.


“선수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은 하고 있지만 팀 분위기가 안 좋고 그렇지는 않아요. 연패를 극복하기 위해 미팅도 많이 갖고 있고...팀에 워낙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끼리도 '우리는 아직 어리다'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감독님도 그렇게 이야기 하시니까 팀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미국에서 박지수의 하루는 단순하다


팀 훈련이 하루 2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면 오후 2시면 숙소로 돌아온다고.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개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면 일과가 사실상 마무리 된다.


미국에서 어머니와 지내는 박지수는 현지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KB스타즈 동료들과 자주 연락하면서 달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박지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존재는 그룹 ‘방탄소년단’ 박지수는 방탄소년단의 열렬한 팬이다. 짧은 전화 인터뷰를 마치면서 방탄소년단 이야기를 꺼내자 비로소 박지수의 목소리에서 웃음이 묻어 나오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으로 위로를 받고 있어요. 요즘 신곡이 나와서 24시간 듣고 있어요”


WNBA 무대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박지수는 다음 달 1일 시애틀 스톰과의 원정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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