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 그 테이블이 기억하고 있는 인연들에 관하여 ‘더 테이블’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17-08-22 13:01:02
  • -
  • +
  • 인쇄

우리가 들렀던 수 많은 카페들, 그 곳에 놓여 있던 각양각색의 테이블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아마도 그 카페, 그 테이블에서 개인적으로 특별한 경험을 했다면 당연히 기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를 만났고, 상대방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분명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한 개인이 가진 그 카페, 그 테이블에 대해 지닌 한 가지 경험 내지 기억이라면, 한 자리에 놓여 수 많은 사람들을 맞이한 카페의 테이블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인연들과 그 인연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김종관 감독의 신작 <더 테이블>은 하나의 카페, 하나의 테이블에 하루 동안 머물다 간 네 개의 인연을 통해 동시대의 사랑과 관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보기에 따라서는 그 카페 그 테이블이 겪어 내는 수 많은 하루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배우가 된 옛 여자친구와 그저그런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찌질한 엣 남자친구의 만남, 하룻밤 인연 이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없어 대화 내내 겉도는 이야기와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주고 받는 남녀, 결혼 사기를 위해 가짜 모녀로 만나게 된 두 여성, 그리고 결혼이라는 선택을 앞두고 흔들리는 여성과 그 여성에 흔들리는 남성…


영화 속에는 이렇게 네 가지의 관계와 인연이 등장한다. 각 에피소드마다 10-20분의 대화가 오가고, 카메라는 시시각각 테이블에 마주 않은 두 사람의 표정과 제스쳐, 눈빛을 따라가며 이들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이들의 대화와 감정의 교환을 전달 받는 순간 묘한 긴장감을 갖게 된다.


이 영화는 남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지만 기본적으로 여성 감성의 영화다. <최악의 하루>를 통해 특유의 멜로 감성을 표출했던 김종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최악의 하루>에서 영화를 빛내준 한예리와 다시 한 번 만나 작업할 수 있었고, 정은채, 정유미, 임수정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의 풍부한 감성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누가 끌어내지 않아도 스스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역할과 캐릭터에 녹아 든 베테랑 여배우 김혜옥의 연기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이들 다섯 명의 여배우들을 만나는 것 만으로 이 영화의 런닝타임 70분은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다. 또 이들과 함께 대화를 이끌어가는 연우진, 정준원, 전성우의 연기 역시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훌륭한 수준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과 공감의 웃음이 이어지는 이유는 김종관 감독의 감각적 연출과 더 없이 훌륭한 배우들의 호연 덕분이다.


이 영화는 촬영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했지만 촬영을 마친지 1년 여가 지나서야 개봉을 맞게 된 영화다. 감성 멜로 영화가 개봉하기 좋은 가을 무렵 개봉하는 영화인 만큼 감성의 크기를 킹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만한 작품으로 보여진다. 8월 24일 개봉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많이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