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대표팀 코치 상습 성폭행 혐의' 체조협회 전직 간부 불기소...왜?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20-05-06 16: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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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국가대표팀 이경희 코치(사진: JTBC '이규연의 스포트 라이트' 캡쳐)

 

국내 체육계 첫 '미투(MEETOO)' 사건으로 주목 받았던 가해 당사자가 최근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동부지검은 상습강제추행, 상습강간미수 혐의를 받은 전직 체조협회 간부 A씨를 지난 3월 불기소 처분했다고 6일 밝혔다.

리듬체조 국가대표팀 코치 이경희 씨는 2018년 3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해 2011년부터 3년 동안 자신을 추행한 인물로 A씨를 지목했다. 

 

이 코치는 북한 리듬체조 국가대표로 199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3관왕에 오르며 당시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냈고, 2007년 탈북해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오면서 여러 차례 언론으로부터 조명되는 등 비교적 얼굴이 잘 알려진 지도자다.

 

그는 방송에서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로서 재직하는 기간중 지속적으로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털어놓으면서 오열했다.

특히 이 코치는 당시 200만원 가량이던 월급에 대해 A씨에게 이야기 하며 “솔직히 제가 생활이 어려우니 기회 되시면 월급 좀 올려주세요”라고 말할 때마다 A씨로부터 “그런 말 할 거면 모텔 가자. 쉬면서 얘기하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코치가 자신을 성추행한 인물로 지목한 A씨는 체조협회 전무이사를 지낸 인물로 2009년 체조협회 집행부로 합류한 이후 체조협회 사무국을 총괄하는 전무이사로서 체조협회의 사업은 물론 국가대표 선수, 지도자 선발에 대한 권한을 갖는 강화위원회의 구성원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코치의 폭로는 국내 체육계 첫 '미투' 사례로 이 코치는 2014년 대한체육회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체육회 조사가 시작되자 A씨는 체조협회 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2016년 체조협회 고위직에 다시 추천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이 코치는 2017년 강간미수 등 혐의로 A씨를 고소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검찰은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해 이 코치는 '범행이 상습적이라면 처벌이 가능하다'며 A씨를 재차 고소했지만 검찰은 결국 약 1년 만에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범행의 상습성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의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는 체조계 관계자 등에게 자신이 이 코치와 '연인관계'라고 허위사실을 이야기한 혐의(명예훼손)가 인정돼 지난해 11월 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 코치의 '미투' 폭로 직후 A씨가 지인 수십명에게 "이 코치가 방송사와 짜고 교묘하게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돌린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에 A씨는 법원 판단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날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A씨 측은 "이 코치와 연인관계였다는 것은 허위사실이 아니고, 지인들에게 말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명예훼손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며 혐의 전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성폭행의 대상을 연인으로 주장하는 패턴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 가해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패턴이라는 점에서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음 공판은 6월 5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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