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야구 전도사 변신한 피트니스 선수 이야기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20-01-21 12: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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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재훈 기자]  

 

현재 라오스에서는 현지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보급하는 임무를 수행중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1기 단원들이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해가고 있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1기 단원들은 체육교육, 젠더, 행정,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 분야에서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왔다.

지난 1년간 이들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위치한 비엔티안 고등학교와 라오스 국립대학에서 남녀 학생들에게 야구를 보급하고 팀을 창단하는 한편, 라오스 최초의 야구 리그인 ‘코이카컵’의 운영과 관리를 훌륭하게 해냈다.

이제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1기의 활동이 마무리되면 2기 프로젝트 봉사단원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야구 보급과 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2기 단원들은 저마다 다양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재원들이다. 

 

▲남기쁨 씨(사진: 스포츠W)


이들 가운데는 자신의 20대를 피트니스 트레이너로서 온전히 바쳤고, 최근에는 각종 피트니스 비키니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기도 한 피트니스 모델 출신의 남기쁨 씨도 포함되어 있다.

아직 현장에 투입 되기 전인 그는 라오스어 등 현지 적응 교육과 실무 교육을 소화하고 있다.

6명으로 구성된 코이카 라오스 프로젝트 봉사단 2기 내에서 ‘최고령’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친화력과 밝은 성격을 앞세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일찌감치 피트니스 트레이너의 길을 걸어온 그는 서른 살 즈음이던 2018년 11월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피트니스 대회에 도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약 6개월간 피나는 훈련과 식이요법을 통해 피트니스 선수로 거듭났고, 지난해 4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보디빌딩연맹(IFBB) 프로 리저널 서울’ 대회에 출전해 노비스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그는 'IFBB 리저널 내추럴' 서울 대회 오픈 비키니 부문 2위 등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기쁨 씨는 지난해 5월 'IFBB 리저널 내추럴' 서울 대회 입상 당시 인터뷰에서 "사실 서른 살 기념 이벤트로 출전한 대회였어요. 트레이너 생활 10년차였고...그래서 여러 가지 기념 이벤트로 나온 대회"라며 "제 몸에 대해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에 대회 출전에 대한 생각이 있지 않을까 스스로 고민 중입니다."라고 밝힌바 있다. 

 

피트니스 대회 출전은 지난 10년간 피트니스 트레이너로서 활동해오면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뻔했던 남기쁨 씨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됐고, 스스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피트니스 트레이너로서 국제적인 공인을 받은 대회에서 연속으로 시상대에 올랐다는 사실은 지나온 날들보다 더 밝은 앞날을 보장 받는 하나의 훈장 같은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피트니스 선수로서 더 왕성하게 활동할 경우 피트니스 분야에서 더욱 더 다양하고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더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는 소스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트니스인 남기쁨의 다음 선택은 해외 봉사였고, 결국 피트니스 선수 출신의 봉사단원으로서 비키니 위에 야구 유니폼을 입고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야구 전도사로 나서는 것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그의 현재만을 놓고 보면 분명 의외의 선택이고 평범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이미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를 여행해왔고, 외국 선교봉사활동 경험을 통해 시야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로 뻗어있던 그에게 자신의 전공을 살려 체육교육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코이카 봉사단의 일원이 되는 일은 그가 가진 경험과 이력에서는 어찌 보면 가장 당연하고 최상의 선택이었다.

2017년 자신이 일하던 헬스클럽에 회원이었던 코이카 관계자를 통해 해외 봉사단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된 남기쁨 씨는 당시 활동기간이 2년에 달했던 봉사단 활동에 다소 부담을 느꼈지만 이후 활동기간 1년의 프로젝트 봉사단 모집에 대한 정보를 확인한 뒤 주저 없이 도전에 나섰다. 활동 분야 역시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릴 수 있는 체육교육이었기 때문에 금상첨화였다.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1기 선배들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남기쁨 씨(사진: 스포츠W)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간 자신이 몸담고 있던 일터를 뒤로 하고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라는 생소한 스포츠를 매개로 1년간 활동하며 자신의 본업에서 1년이란 공백을 갖는 일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에 대해 남기쁨 씨는 “평소에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는 주시는 대로 잡고 가곤 했어요”라며 “이번에도 좋은 기회였고, (지원해서) 합격되면 바로 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야구의 불모지일 뿐만 아니라 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동남아시아 최빈국 가운데 한 곳인 라오스에서 남기쁨 씨의 풍부한 경험은 분명 필요한 능력이다.

그는 한국에서 10여년 간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대기업 피트니스 센터는 물론 지역 피트니스 클럽, 공공기관, 집으로 찾아가는 방문 트레이닝 수업 등을 통해 임산부, 어린이, 청소년, 외국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스포츠를 경험했다.

그가 다년간 트레이너로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쌓은 역량은 라오스에서 야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만나게 될 다양한 환경의 청소년들에게 야구 이전에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데 매우 긍정적인 모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안티안 코등학교 야구부원인 끼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기쁨 씨(사진: 스포츠W)

 

남기쁨 씨 역시 라오스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라오스의 청소년들, 특히 여성 청소년들에게 각자의 신체적 컨디션을 파악하는 방법과 스스로 운동하는 올바른 방법을 전수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리고 라오스의 여성 청소년들이 운동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도 높아질 것으로 믿고 있다.

체육교육을 통한 스포츠 양성평등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남기쁨 씨가 라오스에서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활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셈이다.

서른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 10년차 피트니스 트레이너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뒤로 하고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그에게 앞으로 라오스에서 보낼 1년이란 시간이 봉사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전의 시간이요 성장의 시간이기도 한 이유는 이와 같은 목표의식 때문일 것이다.

 

라오스에서 약속된 1년이 모두 지나갈 때 즈음 그는 또 어떤 선택을 준비하고,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사진: 스포츠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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