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전쟁' 세메냐, 축구선수 됐다...육상 선수 은퇴 수순?

김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9-09-08 11: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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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세미프로팀 입단...내년부터 출전 가능
▲사진: 캐스터 세메냐 인스타그램

 

스위스 연방법원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주장을 받아들여 약물 투여 등의 조처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지 않으면 여자부 육상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출전이 좌절된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공화국)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자축구 클럽에 입단했다.


세메냐는 6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아공 여자축구팀) JVW와 2020시즌 계약을 했다. 새로운 도전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여자축구팀 입단으로 '육상 선수 은퇴설'이 나오자, 세메냐는 8일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육상 선수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은퇴설을 부인했지만 사실상 육상 선수로는 은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5월 1일 "세메냐와 남아공 육상연맹이 제기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주장을 기각한다"라고 발표, IAAF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IAAF는 "5월 8일부터 여성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시행한다.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 약물을 투약해 수치를 5n㏖/L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세메냐는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했고, 스위스 연방법원은 6월 4일 "재판이 끝나기 전, 세메냐는 현 상태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권리가 있다"며 세메냐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IAAF는 이후 스위스 연방법원에 '당장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시행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며 "세메냐는 신체적으로는 남성"이라고 주장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의 판단에 따라 세메냐는 지난 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퍼드에서 열린 프리폰타인 클래식 대회에 출전, 자신의 주종목인 여자 800m에서 압도적인 레이스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직후 세메냐는 DPA와 인터뷰에서 "(9월에 개막하는)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800m에 출전할 수 없다면 나는 대회에 나서지 않겠다. 내 목표는 800m 챔피언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다"라며 "IAAF가 800m 출전을 막으면 세계선수권 기간에 휴가를 즐기고, 내년에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위스 연방법원은 지난 달 30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며 "세메냐가 재판이 끝나기 전에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려면 약물 투여 등의 조처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5n㏖/L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IAAF의 '테스토스테론 제한 규정은 한시적으로 효력을 잃는다"라고 했던 결론을 56일 만에 스스로 뒤집은 것.

 

결국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지 않으면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없게 됐고, 스스로 약물 투여 등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것을 거부함에 따라 오는 27일 개막하는 세계선수권 출전이 최종 무산됐다.  

 

한편, 세메냐가 입단한 JVW는 남아공 여자 축구 세미프로리그에 속한 팀으로 구단주는 남아공 여자 국가대표 주장 자닌 판 위크. 

 

세메냐는 과거 한 때는 축구 선수가 꿈꿨던 시절이 있을 만큼 축구 선수로서도 자질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도 축구 선수를 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메냐는 그러나 올해 당장 JVW 선수로 뛸 수는 없다. 계약 시점이 이적 시장이 끝난 뒤이기 때문. 따라서 내년에 가서야 축구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세메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아공 여자 세미프로리그 일정이 2020년 도쿄올림픽과 겹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메냐가 육상 선수로서 은퇴를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메냐 스스로는 육상 선수로도 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IAAF와의 법정 다툼으로 인해 주요 국제 대회 출전길이 막힌데다 축구 선수로도 뛰어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번 축구팀 입단으로 세메냐는 사실상 육상 선수로는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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