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 "세메냐, 남성 호르몬 수치 낮춰야 여자부 경기 출전 가능" 판결

최지현 기자 / 기사작성 : 2019-05-02 09: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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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공화국)가 국제육상연맹(IAAF)의 남성호르몬 수치 규제를 중지해 달라는 청원에서 패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세메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연맹이 제기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주장을 기각했다. 


CAS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문을 통해 "IAAF의 '여자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은 차별적"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육상 경기의 통합성을 유지하고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규정이기도 하다. IAAF의 규정이 합리적"이라며 IAAF의 손을 들어줬다.

CAS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완벽한 결정'을 내렸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완벽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가"라며 "최대한 합리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을 더 했다.

2012 런던·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여자 800m 금메달리스트인 세메냐는 낮은 목소리와 체격 때문에 성별 논란에 시달려왔다. 

 

세메냐의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일반 여성 선수의 약 3배가 높다.

IAAF는 지난해 4월 '남성호르몬 제한 규정'을 발표하고,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성 선수의 경우, 국제대회가 열리기 6개월 전부터 약물이나 수술을 받아 수치를 낮추거나, 남자 선수와 경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을 남성호르몬 제한 규정 대상으로 적용했다. 남아공육상연맹과 세메냐는 즉시 반발하며 CAS에 제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적용될 예정었던 이 규정은 시행이 보류됐다. 

 

CAS는 올해 2월 6일 이 사안에 대한 재판을 열고 3개월에 걸친 심리 끝에 결국 IAAF의 손을 들어줬다. 

 

CAS의 결정이 나오자 IAAF는 "5월 8일부터 '여성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IAAF는 앞서 지난 2015년에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정 기준 이상이면 여성 종목에 출전하지 못한다'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CAS가 '근거가 부족하고 차별 논란이 있다'며 규정 발효를 막았다.


그 덕에 세메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해 여자 800m 금메달을 획득,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IAAF는 이후 다시 한번 남성 호르몬 문제를 수면 위로 꺼냈고 CAS는 4년 만에 4년 전과 정반대의 결론을 냈다. 


이에 따라 세메냐 등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들은 약물을 투약해 수치를 5n㏖/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 나노는 10억 분의 1)로 낮춰야 한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다. 남성의 수치는 7.7∼29.4n㏖/L이다.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IAAF 관계자들에 따르면 '6∼8n㏖/L 정도'라고 추정되고 있다.

 

이번 판결로 국제대회 출전이 어려워진 세메냐는 성명을 통해 "더 강해지겠다. 그리고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메냐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수년간 나를 겨냥해 불평등한 규정을 만들어왔다. IAAF는 나를 좌절시키고자 노력하지만, 오히려 그런 행태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며 "나는 CAS의 이번 결정에도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더 강해져서 싸울 것이다. 남아공 그리고 전 젊은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 항소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메냐는 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IAAF 다이아몬드리그 여자 800m 경기에 출전한다. 하지만 이후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여자부 경기에 나설 수 있다. 9월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려면 당장 약물을 투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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