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영화] 당신이 믿는 진실은 안녕하십니까...추적 스릴러 '진범'

임재훈 기자 / 기사작성 : 2019-07-02 09: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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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곰픽쳐스

 

친구의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남편을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려나게 하려는 아내 '다연'(유선 분), 친구의 손에 살해된 것으로 결론난 아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려는 남편 '영훈'(송새벽 분). 

 

영화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해 펼치는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물이다. 

 

명백한 증거로 인해 용의자 신분이 된 '준성'(오민석)과 그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믿는 아내 다연은 그들의 무죄를 입증해줄 단 한 명의 인물, 피해자의 남편 영훈에게 도움을 청한다. 

 

서로의 집에 서슴없이 드나들 정도로 신뢰했던 영훈과 다연은 사건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점차 커지는 의심을 맞닥뜨리게 된다. 여기에 뜻밖의 목격자 ‘상민’(장혁진)까지 등장하며 사건은 더욱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진범>은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네 사람의 상반된 주장과 그 속에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풀어내고 있다. 

 

▲사진: 곰픽쳐스

 

극중 다연은 영훈과의 공조 속에서 영훈이 남편 준성을 진짜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순간순간 의심의 시선을 보낸다. 영훈 역시 민석의 무죄 판결을 위해 '내 친구 민석이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증언을 하리라 다연에게 약속했지만 순간순간 다연에게서 뭔가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지 않는다. 

 

결국 다연과 영훈의 공조는 공조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인 믿음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율배반적인 공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갈등 구조는 한정된 시간 한정된 공간 안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진실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영화의 구성에 녹아들어 한 편의 잘 만든 추리 스릴러물을 완성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가진 모든 감정을 전부 쏟아내는 듯한 혼신의 연기로 극적인 긴장감을 최고치까지 끌고 가는 유선과 송새벽의 연기 호흡은 '역시'라는 찬탄을 자아내게 한다. 흔히 하는 말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가가 괜한 이야기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는 연기였다. 

 

▲사진: 곰픽쳐스

 

유선은 스릴러물로서 이 영화가 갖는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는 민망하지만"이라면서도 "배우들이 채워나갔던 호흡"을 언급했다.  

 

그는 "제한된 공간에서 적은 수의 인물들 사이에서 진실게임을 하는 것인데 저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이 연상됐다. 한 인물들 인물들, 그들의 진실들을 관객들이 유추해 가고 추리해 가면서 그 의심이 다른 사람에게 갔다가 돌아왔다가 하는 흐름들이 굉장히 긴박감 있다."고 말했다. 

 

송새벽은 이 영화에 대해 "한 편의 연극 같았다"고 했고, "극의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고 했다. 

 

유선과 송새벽이 언급한 영화의 특징이나 경쟁력은 실제로 영화에서 고스란히 확인된다. 

 

서로 협력할 수 없는 관계인 피해자와 용의자의 가족이 각기 다른 목적과 의심을 품은 채 공조한다는 색다른 설정을 바탕으로 그려낸 유려하고 밀도 높은 서스펜스는 괜찮은 추리소설 한 권을 101분 만에 읽어냈다는 기분을 들게 한다. 

 

▲사진: 곰픽쳐스

 

영화 <진범>은 '진짜' 진실을 얻은 자와 자신이 믿고 싶은 진실을 얻어낸 자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가 가진 믿음, 그리고 각자가 믿고 있는 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고정욱 감독은 자신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선택한 추적 스릴러물에 이같은 묵직한 질문을 담아 빚어내는 연출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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